백수 기록 ep. 2

 

직전 기록 읽기, <백수 기록 ep. 1>

 

 

백수 기록 ep. 2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사부작

 

 

이번 주 행적 되돌아보기

 

 

광복절, 나의 정리는 계속된다 🧹

 

집에 온 이후로 나는 한동안 정리 요정으로 사는 중이다. 근데 놀랍게도 집 곳곳을 정리하는 게 그렇게 기쁨일수가 없다. 처음에는 '내 짐만 정리하지'로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몇 개의 구역을 정해서 정리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서재랑 팬트리, 신발장 등을 정리했다. 뭐 이리 정리할게 많으냐 하겠지만, (원래 집도 늘 깨끗했었다)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같은 공간이라도 내 손이 닿으면 뭔가 다르다고... 사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그리고 그 과정이 나한테는 꽤나 힐링이다. 몸은 좀 고되도 공간의 주인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좋아해 주니 배로는 더 힘이 나는 작업이다.

 

이번주는 드레스룸을 정리했다. <ep. 0>에서 내 옷정리를 했다고 언급했지만, 사실 내 옷은 드레스룸에 이미 자리가 없어서 별도의 붙박이장을 비우고 그곳에 자리했다. 그때 내 옷가지들을 정리하면서 드레스룸도 한번 정리하자싶었다. 그래서 이번 주 계획을 세우면서 휴일인 광복절을 정리하는 날로 빼두었다.

 

 

 

광복절이라서 아침에 일어나서 태극기를 달고 드레스룸 정리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계절별 옷들의 위치를 조금 바꿔주었다. 특히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은 최대한 옷을 걸지 않는 방향으로 배치를 바꾸었다. 대신 샤워 가운이나 잠옷 등을 걸고 여유를 두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문을 열고 들어갈때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를 줄 수 있게 배치를 바꿔주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갤럭시 워치를 매일 차시는데, 워치 충전기가 침대 맡에 있어서 외출 시에 깜빡하시고 다시 들어오시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충전기랑 외출 전 점검이 필요한 것들 (차키, 향수 등)을 두는 공간을 드레스룸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곳에 새로 만들었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을 때 워치를 바로 충전기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이번엔, 언니 집 정리다 🧹 

 

모임때문에 서울에 올라오면서 며칠 언니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리고 내 정리 DNA가 집에서 이미 활성화되어서 그런지, 언니 집에 와서도 정리를 했다. 청소라기보다는 내 집도 아닌데 가구 배치를 바꾸고 작은 잇템들을 사서 조금 공간을 바꾸었다. 나는 정리에 있어서 '자리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공간이라도 공간에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예전에 처음 언니가 이사 올 때 했던 배치 (사실 이것도 내가 했었다)에서 생활하면서 쌓인 동선을 오버랩했다. 그러다 보니 이동해야 할 가구들이 보여서 가구의 위치를 바꿔주었다. 그랬더니 협소했던 공간이 넓어지고 더 여유가 생겼다. 추가로, 지난번 <ep. 1>에서 소개했던 모니터 암을 언니네도 달아줬는데, 언니가 너무 좋아했다. 공간 창출은 역시 템빨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실삼아 간 다이소에서 알뜰 쇼핑을 좀 했다. 언니 집에 6단 서랍으로 공간 분리를 해 두었었는데 다이소에 갔다가 꽤 괜찮아 보이는 커튼이 있어서 공간 분리에 + 알파를 해주었다. 제대로 사진을 찍고 싶지만, 언니 집 초상권이 있으니까 내 노트북을 찍는 척 커튼은 아웃포커싱해서 찍어보았다.

 

 

▼ 아래 사진에서 조명 뒤로보이는 흰색 레이스 커튼 ▼ 

 

다이소에서 잘 사면 꽤 괜찮은것같다. 커튼은 5천 원이었다. 2천 원짜리 압축봉 + 2천 원 브래킷까지 함께해서 9천 원으로 설치했다. 언니의 감상평:  없을 때는 몰랐는데 커튼을 설치했다가 떼 봤더니 있을 때가 훨씬 공간 분리의 안정감이 있고 좋다. (뿌듯) 그 외에도 멀티탭 선 정리 용품 등을 다이소에서 사 와서 선정리를 도와주었다. 

 

나는 정리가 단순히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다보니, 정리를 하면 공간의 주인에게 에너지를 나눠주게 된다. 예를 들면, 내가 집의 팬트리를 정리하고 나서 어머니께서 음식 하는데 더 재미를 느끼시게 됐고, 내가 방 정리를 하고 나서 연구하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고, 언니 집 구조를 조금만 바꿔주었더니 언니가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언니는 사실 참 바쁜 사람이다. 엄청 열심히 사는데, 지금도 나랑 놀자고 서울에 오라고 말해놓고 언니는 엄청 바빠서 나에게 미안해하는 중이다. 그런 언니에게 선물을 준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 재택 할 일이 많은 언니가 서재 공간이 좁게 느껴져서 불편했는데 내가 구조를 바꾼 뒤에 여유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나... 어쩌면 진짜 적성을 찾은건지도?

 

 

 

 

 

이번 주의 책, ONE THING

 

내 일기인데 지금까지 너무 다른 사람들 (혹은 다른 대상) 이야기만 한 것 같으니, 오늘은 내 이야기를 조금 써봐야겠다. ONE THING이라는 책이 굉장히 유명하다고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가 언니에게 사주셨던 책이었던걸 알고 있어서 언젠가 언니에게 빌려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ONE THING을 읽게 되었다. 사실 아직 끝까지 읽지 않아서 일기에 언급하는 게 맞나 싶었지만, 다 읽기도 전에 실천으로 옮겨보고 있는 책이라서 언급하게 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별로 긍정적이지는 않았었다. 유명하다더라, 좋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봤다기보다는, 서점에서 처음에 표지를 보고 '뻔한 이야기를 하려나'라고 생각했었다. (참 나란 사람 교만하다) 어떻게 보면 제목이 강렬하면서도 단순해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은가?  

 

비슷하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 '한 가지에 집중해라'가 이 책의 메인 키워드 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의 디테일은 다르다. 놀랍게도 하나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성공의 목표가 충분히 클 수 있다고 말하는데 너무나도 설득력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도미노'를 가지고 비유해서 설명한다. 하나의 도미노가 다음 도미노를 넘어뜨리는 것을 생각해 보자. 이때, 그다음 도미노가 이전 도미노의 1.5배라고 한다면 얼마 안 가서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 이상의 크기의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 앞으로 성공을 생각할 때는 항상 달을 목표로 삼아라. (57번째 도미노는 지구에서 거의 달에 이르는 거리만큼이나 크다) 남다른 성과를 얻기 위해선 삶에서 도미노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중략) 인생이 우리를 위해 모든 일을 나란히 줄 세워 두고 "자,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돼"라고 친절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그래서 매일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고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을 찾은 다음, 그것이 넘어질 때까지 있는 힘껏 내리친다.

- The ONE Thing 중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실천에 대한 것 때문이 아니다. 다만, '당신의 인생에서의 ONE THING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머리를 한 대 맞은것 가았기 때문이다. 살다 보니 일상에서 내 생각보다 높은 비율로 비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내 일상을 채운 8이 비본질이고 그중 2 정도만이 본질이다. (2가 본질이기만해도 다행일 정도) 그래서 저자는 ONE THING을 이야기하는 거다. 

 

그래서 나도 생각해 봤다. 나의 ONE THING은 뭐고, 그 One Thing을 이루려면 올해의 나의 One Thing은 뭐고, 그렇다면 이를 위한 이번 달의 나의 One Thing은 뭐고 그래서 이번 주의 One Thing은 뭔지 말이다. 이걸 기반으로 이번 주 계획을 새로 짰다. 늘 계획하기를 좋아했던 나지만, 이번에는 우선순위를 내 인생의 목표를 기준으로 삼아보았다. (내용은 비밀이다 🔒) 이런 과정이 백수인 나에게는 꽤나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허허벌판에 떨어져 방향을 잃지 않도록, 결국 내가 가야 할 곳이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해주는 좋은 프레임워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한 주는 어떻게 보낼까?

 

이번주는 조금 새로울 것 같다. 내가 하고자 하는 우선순위랑 해야 할 Habit Task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다. 새로운 한 주를 새롭게 잘 지내봐야겠다.